Monday, September 08, 2008

기술 vs 서비스

아버지가 백내장으로 서울의 모대학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셨다. 옛날에는 무지 어려운 수술이었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수술시간이 한시간 정도로 줄어들 정도로 매우 쉬워진 편이라고 한다. 기술 발전의 결과일 것이다. 보호자 대기실에는 수술 현황 display가 설치되어 있어 "수술 시작-수술중-수술완료-회복실"의 상태를 보여준다. 보호자들까지 배려해주는 서비스와 발전된 기술은 훌륭했다.
그러나 세밀한 것에서는 2% 부족한 것이 있었다.
첫째, 환자의 치료 Process에 대한 안내
병원에 가본 경험에 의해 원무과에 치료비를 지불하면 당연히 약 처방전을 같이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옆에 있던 안내에 문의를 해보니 병원내 약국에 가서 직접 받으라고 했다. 2층에 가보니 약국이 없었다. Sign도 없었다. 지나가는 간호사에게 물어물어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약국에서는 수술실에서 직접 받으라고 한다.
둘째, 제공자 편리 위주의 서비스
인턴의사가 약 투여 방법을 알려줬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약을 투여하는 방법이었다.
1번약: 하루에 세번 식사후
2번약: 하루에 두번 아침저녁
3번약: 오늘부터 하루 세번 6회 식사 후
4번약: 3번약 투약후 그 후 하루 세번 식사후
5번약, 6번약: 내일부터 하루 세번
나 같으면 소비자 입장에서 9/9 저녁, 9/10 아침, 9/10점심, 등으로 포장해서 줄 것 같다. 나같은 사람도 헷갈리는데 일흔이 넘으신 분은 오죽 헷갈릴까.
위와 같은 서비스 부족은 경쟁이 없는 독점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는 우리 과거의 상업, 제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Market Driven Change. 기업에서는 무한 경쟁에서 이기고자 철저히 소비자 위주의 marketing과 제품 design,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공학도로서 회사를 다니면서 배운 것중 하나는 기술보다는 소비자 관점의 편의성이 제품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factor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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