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02, 2011

부적자생존 - 부제: 세렝게티와 사회생활

6-70년대 우리나라에서 사회생활을 하였던 선배들은 기회가 많은 시절의 터널을 지나왔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취업의 기회조차도 잡기 어렵다. 우리들의 선배들은 배고프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노력한 것이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부(wealth)를 손에 쥐기 쉬웠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러한 경쟁의 시대를 약육강식의 정글, 포식자와 초식동물이 같이 사는 세렝게티 초원에 비유한다. 과연 이러한 무한 경쟁의 시대에 누가 살아남는 것일까?

포식자들이 살아남는가?
약 200년전 장바티스트 라마르크용불용설(Theory of use and disuse)을 주장했다. 기린을 예로 들어 높은 곳의 잎을 먹기 위해 목이 길어졌다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획득형질은 유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실험으로 밝혀지면서 가설로만 남게되었다. 이처럼 보통 동물세계에서는 환경에 가장 적응을 잘한 종이 살아남는다고들 말한다. 이를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도 적용하여 흔히 대형 서점 가판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자기 계발서에서도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해야 성공을 하고 역사의 한페이지를 남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0년은 넘게 일류 기업 대열에 있는 Dupont이나 GE 같은 기업들이 항상 변화에 적응을 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기 화약 제조로 시작한 DuPont
하지만 여기서는 다른 시각을 말하려고 한다. 바라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다른 방식의 설명이 가능하다. 논리의 비약과 이론의 취약함이 있지만 개인 블로그에서 무슨 말을 못할까.

고생대의 바다속
3-4백만년전의 지구는 육상 동물이 없었다고 한다. 학자들은 모든 동물은 바다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 때의 바다가 생물들의 환경이었다. 그 환경을 안주한 개체들은 그대로 바닷속에 살고 있고, 우리가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것들중에 하나로 남아있다. 지금 이 시대의 주류인 인간의 조상이 된 폐호흡 동물들은 패배자였을 것이다. 그 바닷속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한 마이너였고, 따돌림은 당해 더 이상 적응하지 못한 개체가 힘든 고통을 이겨 내고 지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가미를 통해 호흡을 하는 것이 가장 편한 생물체들이 다른 방식으로 호흡을 해야 하는 고통을 이겨내야 했으니 말이다. 마치 지금 폐로 호흡하는 생명체가 갑자기 물에서 호흡해야 하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최초로 폐호흡을 했다고 알려진 이크티오스테가
결국 살아남은 개체는 환경에 가장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도피해야만 살 수 있었던 것들이 아니었을까. 물론 좁은 영역의 예에서는 환경에 적응한 것들이 살아남은 것들이 많았겠지만, Global optimal의 생존은 다른 개체들이 가보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 갈 수 밖에 없었던 절박함에서 나온게 아닐까. 원숭이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인간이 힘들게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미국 청교도인들이 최초 정착한 마을 Plymouth. 중간에 카메라를 든 사람은 존마에다 총장. (2004)
현재 가장 강한 나라인 미국을 세웠던 청교도들의 선택을 생각해보자. 5백년전 16세기, 헨리 8세가 앤볼린과 재혼을 하면서 이혼을 금지하는 구교와 대립한다. 헨리 8세는 구교를 거부하고 자신이 직접 교리를 수정한 성공회를 창시한다. 당시 영국의 극빈층이었던 청교도들은 성공회를 거부하고 결국 살기 위해 네덜란드로 이주한다. 네덜란드어를 익히지 못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결국 살기 위해 또 다른 나라로의 이주를 선택하고 Mayflower 호에 몸을 싣는다. 그들이 현재의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른 선택을 했고 많은 희생을 치루면서 새로운 환경에 뛰어 들었던 것이 가장 성공적인 국가인 미국의 초석이 되었던 것이다.

헨리8세와 앤볼린과의 이야기를 그린 "천일의 스캔들"
기업에 비유해보자. Red ocean에서 blue ocean으로 진출한 기업들을 성공의 예로 많이들 얘기하곤 한다. 그러한 frontier 기업들이 약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면. 역설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은 frontier 정신을 발휘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지도 모른다.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시도와 frontier 정신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생물체의 본능과 속성을 거스르는 것처럼 확률이 매우 낮은 것일지 모른다. 새로운 시도는 성공하고 있는 집단에서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100년 기업이 더욱 어렵다고들 하는 것이다.

MBC 스페셜에서 기업가 정신을 설명하고 있는 안철수 교수
얼마전 MBC 스페셜에서 안철수 교수가 기업가 정신을 설명하는 것을 봤다. 기업가 정신은 경영마인드가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하고 결국 이루어 내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러한 기업가 정신이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모범생보다는 왕따를 당하고 적응을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자생존이 아니라 부적자생존이다.

이 시대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힘들 내시고 도전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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