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30, 2017

북한산 백운대 겨울 산행


백운대 100미터 아래에서 바라본 다른 산의 눈오는 풍경. 무슨 산인지는 모름.


설 다음 날, 보람차게 휴가를 보내기 위해 북한산 등산을 감행. 한 겨울 "단독 산행 금지", "멧돼지 조심" 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 문구를 무시하고 등산을 했다. 북한산은 바위, 돌이 많아서 미끄럽고 위험하다는 주변 얘기가 많은데, 미끄러울 때 잡아주고, 마주칠 때 인사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혼자서도 다녀올 수 있었다.

단 아이젠은 필수!
몇 년전 남한산성 눈꽃을 볼 수 있게 해줬던 5천원짜리 아이젠


몇 년전에 구입한 아이젠 덕분에 멋있는 겨울산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주친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훨씬 좋은 아이젠을 하고 있었다는 것. 
체인형 아이젠


체인형의 아이젠은 착용하는 법도 더 쉽고, 더 안전해 보인다. 바로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 다음에 겨울 산행할 때 반드시 휴대해야겠다. 

이번 등산에서 선택한 코스 (총 6시간)
7호선 마들역 - 1144번 시내버스 탑승 - 도선사 입구 하차 - 붙임바위 - 우이동입구기점 - 하루재 - 깔딱고개 - 백운산장 - 백운봉암문 - 백운대 - 백운봉암문 - 대동사갈림길 - 개연폭포 - 북한동역사관 - 대서문 -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 북한산성입구교차로 - 마을버스 - 지축역 

길이 미끄러워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총 6시간. 마지막에 칼국수로 점심을 먹은 것까지 시간을 더해서이다. 걷는 시간만 따지만 5시간 가량. 지하철로 북한산 동쪽으로 접근해서 정확히 서쪽으로 내려왔다. 바로 지하철로 귀가. 도심이 발달된 서울에서 이런 멋진 산행을 지하철로 갈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산행 앱으로 본 발자취


우이동 도선사 입구역의 풍경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아파트도 들어서고 있다. 도봉산 산행도 여기서 시작할 수 있다. 올라가는 길에 음식점, 아웃도어 가게들, 한번쯤 들르고 싶은 정겨운 목욕탕이 보인다. 
우이동 도선사 입구


표지판에 백운대 방향(도선사)라고 적혀 있다. 버스에서 내려서 백운대 표지판를 보고 올라오면 된다. 산에서 길을 잃었다는 건 옛날 얘기인가보다. 북한산은 역시 국립공원답다. 깨끗하고 여러모로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
북한산사무소 우이분소앞


바위에 작은 돌을 올려놓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나. 붙임바위.
붙임바위


멧돼지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경고문. 등산 중에 몇군데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겨울 단독산행도 하지 말라는 경고문도 있었으나, 가볍게 무시.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나 주변에 등산객들이 계속 보여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멧돼지 경고



드디어 등산로 입구. 도선사 입구에서부터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신호등처럼 보이는 등이 입구에 걸려 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으나 빨간등이 점등하고 있었다. 위험!!! 그러나 가볍게 무시. (이러면 안되는데...)

등산로 입구



조금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에 웅장한 인수봉이 보인다. 다른 산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바위 봉우리.

인수봉



꾸역꾸역 올라가다 보면 산악구조대 건물이 보인다. 같이 가는 60대 부부.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올라가고 있다. 아주머니가 아저씨에게 투덜댄다. "둘레길 간다면서!!!!"

북한산 경찰 산악구조대


인수봉이 더욱 가깝게 보이기 시작한다.

인수봉


나무계단이 앞에 놓여있다. 고마운 계단. 이 계단이 없었더라면 더욱 힘들게 올라갔을테다.

목재계단


백운산장이다. 등산로 입구부터 여기까지 꽤 빨리 올라온 것 같다. 1시간 정도. 산장안이 그리 따뜻한 기운이 돌지는 않았다. 믹스커피 1K,  사발면 2.5K, 국수4K. 산장 내부에 강아지 두 마리가 있다. 안에서 간식거리를 먹고 있으려니 한 마리가 다가와서 내 무릎을 핥았다. 미안하지만 강아지에게 나눠줄 만큼 먹을걸 많이 싸오질 못했다.

백운산장


이윽고 다다른 백운봉암문. 백운대 300미터 앞두고 올라갈까 고민이다. 시원챦은 아이젠으로바위를 올라갈 수 있을까. 내려오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천천히 올라가면 갈 수 있을 것 같단다. 용기를 얻고 도전.
백운봉암문



올라오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 백운대 올라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훌륭하다. 눈이 내리고 있어서 멀리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운 곳의 절경이 한폭의 동양화 같다.

백운대 올라가는 길



남녀차별은 아니지만 팔근육이 부족한 여성분들은 겨울에 백운대는 피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길지 않지만 로프에 의지해서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 있다.

백운대 200미터전

백운대 주변 풍경
백운대 10미터 전

백운대 정상



내려오는 길에 이 눈바람에 뭔가를 드시고 있는 분들을 발견.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아마도 따뜻한 차일 듯 한데, 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으시지.

하산길



내려오는 길이 더욱 미끄럽고 힘들었다. 대동사를 지나기 시작하면서 오른쪽 허벅지에 근육경련이 나기 시작. 평소 스쿼트를 열심히 했건만 소용이 없다. 산을 오르는 근육은 다른 근육인가보다. 또 다른 지나가는 아저씨가 "쥐났나봐요? 조금만 가면 쉬운 길이 나와요. 천천히 걷는 것이 나을거예요." 라고 격려를 해준다.
앉아서 허벅지를 두드리다가  기운을 얻어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대동사


 올라가는 길 보다 기분인지 몰라도 내려오는 길이 훨씬 멀게 느껴졌다. 포장 도로가 나온다. 살았다!!
북한동역사관앞


반갑다. 대서문. 대서문이 마지막 관문. 북한산성은 남한산성에 비해 새로 만든 느낌이 많이 든다. 석재들이 새것 같다.

대서문


 북한산성 입구에 있는 한 칼국수집. 여름에는 냉밀면이 전문인 것 같은데, 한겨울이니까 역시 따뜻한 국물이 있는 칼국수.

해물 칼국수


마을버스로 지축역까지 도착
지축역


따뜻한 집에서 목욕하고 근처 카페에서 민트티 한 잔.
민트차

이 글이 처음 북한산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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